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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News

제목
[연세대학교] 2022학년도 대학원생 인권 보호와 증진을 위한 정책 제안 및 아이디어 공모전 수상 후기(최우수상)
작성일
2023.06.21
작성자
일반대학원
게시글 내용


최우수상  철학과 석사과정  이선민


1.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연세대학교 문과대학 철학과 석사과정 3학기 재학 중인 이선민입니다.  17세기를 중심으로 초기 근대 철학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특정한 학자를 시대의 영웅으로 새기는 작업보다는, 저마다의 철학들이 어떤 맥락 위에서 소통하고 있는지를 밝히는 작업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석사 논문은 데카르트의 관념 이론, 그중에서도 특히 감각 관념 이론을 주제로 작성할 계획입니다.


2. 어떤 계기로 인권공모전에 참가하게 되었나요?

제가 전공하는 '철학'이라는 학문은 한편에서는 '효율성'이나 '유용성' 담론의 희생양이 되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뜬구름 잡는 소리'와 같은 말로 마치 먹물들의 신선놀음인 것처럼 묘사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현실 때문에 위대한 지성의 언어로 진입하는 데 반드시 소요되어야 하는 수십 년의 시간은 쉽게 간과됩니다. 

하나의 필사본의 오류를 잡아내는 데 소요될 수밖에 없는 수백 년의 시간은 쉽게 무용한 것으로 치부됩니다. 그러나 저는 언제나 조명받아 마땅한 말과 글들을 발굴해내는 작업에 기꺼이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왔습니다. 

'대학원생 인권'에 대한 담론 역시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폐쇄적인 학계 풍토는 대학원생의 인권에 대한 논의를 '효율성'이나 '유용성'에 입각하여 무용한 것으로 간주하곤 합니다. 그러나 대학원생의 인권에 대한 논의는 '돈'이나 '시간' 등의 잣대로는 판별할 수 없는 긴요하며, 시급한 문제입니다. 또한 대학원생 인권과 관련된 논의가 얼마나 진전되어 있는지가 인권 그 자체를 넘어 학문을 대하는 태도를 바라볼 수 있게 해주는 바로미터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생각하에서 인권공모전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3. 인권공모전을 통하여 ‘대학원생 정신건강 증진을 위한 복지 시스템 구축’을 대학원에 제안하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한국 대학원은 일찍이 인권 사각지대의 대명사가 되었습니다. 무보수 노동, 연구비 횡령, 사적 업무 지시, 연구 부정, 폭언, 폭행 등의 사건들은 대학원생 인권 침해를 대표하는 사례들로 연일 매스컴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연구제도 개선, 인권침해를 예방하기 위한 교육 조치, 근로 계약을 통한 노동권 보장 등이 주장되고 있지만 '대학원생 정신건강'은 충분히 논의되고 있지 못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인권침해에 노출되었거나 노출될 가능성이 있는 대학원생의 경우, 심각하게 위협받은 정신건강의 회복이 우선 과제로 다뤄져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대학원생 정신건강 증진을 위한 복지 시스템 구축을 제안하게 되었습니다.


4. 대학원 생활 중에 느꼈던 ‘대학원생 인권’ 관련 에피소드나 생각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었을지 궁금합니다.

저는 상대적으로 어린 나이에 대학원 생활을 시작하게 되어, 인간관계의 대부분이 제 또래 연구자 친구들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하여 부족한 수면 시간, 낮은 삶의 질 등이 개인의 삶에 초래할 수 있는 정신적 불안정에 초점을 맞춰 제안서를 작성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인권공모전 시상식에 참여함으로써 육아와 학업을 병행하며 연구 활동을 지속해오고 있는 대학원생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4살 딸 아이를 키우며 학업을 지속하고 있는 한 대학원생의 경험을 들으며, 대학원생의 인권과 관련된 논의가 비단 연구자 개인의 삶뿐만 아니라, 연구자의 가계에 역시 큰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체감했습니다. 이 때문에 육아와 학업을 병행할 수 있도록 해주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5. 간단한 수상소감 요청드립니다.

저는 이번 공모전에서 대학원생의 정신건강 증진과 대학 사회 내부의 정신질환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한 복지 시스템을 구축해야 함을 주장했습니다. 

제안의 골자는 정신건강 자가검진을 통해 대학원생들이 정신질환을 조기 발견할 수 있게 하고, 질환자 대학원생이 지속 치료를 받고 대학 사회 내에서 회복할 수 있는 치료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좋은 취지의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대학원생의 인권에 대한 논의가 앞으로도 활발히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6.교내 인권 보호 및 증진 문화 확산을 위해 대학원과 대학원 혁신사업에 제안하고자 하는 정책이나 프로그램 등이 있다면 의견 부탁드립니다.

일반적으로 노동과 연구를 병행해야 하는 대학원생은 높은 강도의 스트레스에 노출될 확률이 높습니다. 따라서 대학원생 마인드 케어 센터를 설치하고, 해당 센터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임상심리전문가가 상주하도록 하여, 대학원생이 겪는 다양한 심리적 어려움에 대처할 수 있도록 해주면 좋겠습니다. 또한 고립되어 연구를 지속할 수밖에 없는 대학원생들에게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이 주는 안정감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대학원생의 개인적인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집단 상담 프로그램 등을 만들어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학원생들이 지지체계를 확보하고, 건강한 방식으로 정신 건강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해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