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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대학원생 연구프로젝트» 김혜영 - 한국연구재단 인문사회학술연구교수(B유형) : 류보피 블로크의 회고록 읽기 - '아름다운 여인'의 자기 초상
작성일
2023.10.16
작성자
노어노문학과
게시글 내용

1. 사업명: 한국연구재단 학술·인문사회사업 인문사회기초연구사업 학문후속세대양성 인문사회학술연구교수(B유형)

2. 사업년도: 2023년

3. 연구책임자김혜영(박사과정)

4. 연구기간: 2023-09-01 ~ 2024-08-31

5. 과제명: 류보피 블로크의 회고록 읽기 - '아름다운 여인'의 자기 초상

6. 연구 내용:

이 연구는 20세기 러시아의 상징주의를 대표하는 시인 알렉산드르 블로크의 아내 류보피 블로크가 쓴 회고록 『블로크와 나에 관한 실화와 신화』를 류보피의 ‘자기-초상(self-portrait)’으로 읽어보는 시도이다. 류보피 블로크는 20세기의 상징주의의 대표 시인인 블로크의 아내이자 그의 시적 뮤즈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그녀에게 덧입혀 있던 이미지는 ‘아름다운 여인’ 그리고 그가 추구하고자 했던 ‘영원한 여성성(Eternal Femininity)’의 현현이자 본체였다. 그러나 류보피의 『회고록』에는 그녀가 전유하고 있는 평가와는 상당히 거리가 먼 매우 솔직하고 직설적인 고백들이 담겨 있다.

‘남편에 대한 회고록’으로 시작한 류보피 자신의 기록은 그녀를 외부적 시선에 의해‘시적 뮤즈’라는 측면으로만 바라보게 만든 천편일률적이고 평면적인 분석에 정면으로 당당히 맞서는 선전포고가 된다. 뿐만 아니라 회화적·연극적 요소를 가져와 서술하는 류보피의 다채로운 글쓰기는 독자로 하여금 그녀가 구축하고 있는 형상과 이미지로 그녀 자신을 다시 새롭게 바라보게 만든다. 그런 의미에서 류보피 블로크가 자신의 회고록의 제목을 ‘블로크와 나에 관한 실화와 신화’라고 명명한 것은 매우 의미심장하다. 그녀의 회고록으로부터 우리는 여성의 글쓰기적 전략을 확인하게 되며, 남성에 의해 명명되고 형성되는 초상이 아니라, 여성 스스로가 정의 내리고 구축하는 ‘자기-초상’이 만들어지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7. 기대 효과:

본 연구가 러시아 문학계 내에 미치는 내부적인 효과 및 영향으로는 우선 러시아 여성의 자기 서사에 대한 관심을 고양시킬 수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러시아 문학’의 전형(典刑)으로 여겨진 남성 중심의 문학세계를 확장하여, 작가의 아내가 아닌 그 자체로 한 사람의 여성 ‘작가’인 류보피를 소개함으로써 이후 다른 여성 저자의 자서전적 기록물들을 지속적으로 분석해 볼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아울러 ‘남편(작가)의 아내’ 또는 ‘작가-남성의 뮤즈’의 이미지로만 알려졌던 류보피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고 제시함으로써 여성 작가 연구에 다채로운 시각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이는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자기 서사의 분류 기준을 새롭게 제안하는 시론적 연구로서 추후 여성주의 관점에서 여러 다른 분과학문과 연계될 수 있는 장을 마련할 수 있다. 또한 이 연구를 통해 그동안 남성 작가 중심의 19-20세기 문학에 가려져 제대로 조명되지 못했던 포스트소비에트 이후의 여성의 문학을 대중적으로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연구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류보피 블로크의 회고록 『블로크와 나에 관한 실화와 신화』를 독해하면서 번역을 병행하여 연구를 마친 후 해당 번역을 『블로크와 나에 관한 실화와 신화』의 정식 첫 번역서로 출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