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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교환학생] 2017-2 ~ 2018-1학기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대학교 교환학생 보고서
작성일
2021.06.28
작성자
노어노문학과
게시글 내용
<아름다웠던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의 1년 교환학생 생활>

-이*수
1)    교환대학의 크기, 지리적 위치, 기후 등

네바 강을 끼고 있는 상트페테르부르크는 습지 위에 세워진 계획 도시이고, 핀란드만을 끼고 있어 날씨가 굉장히 변덕스럽습니다. 파견되었던 첫 학기였던 2017 가을 학기에는 9월 한달동안만 날씨가 좋고 10월부터 흐리고 비오는 날씨가 계속되었습니다. 8월말부터 추워서 니트 가디건을 입고 다녔고, 11월에 첫 눈이 온뒤 긴 겨울이 시작되었습니다. 날씨가 매우 흐리고, 해가 점점 짧아져 오전 10시 넘어서 해가 뜨고 오후 3~4시쯤에 어둑어둑해지기 때문에 해가 뜨는 날씨 좋은 날에는 꼭 밖에서 나들이를 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긴 겨울은 4월말~5월초까지 계속 되다가 점점 해가 길어지고 5월부터 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아름다운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2018년 5월은 비정상적으로 무더워서 잠깐 반바지에 반팔 차림으로 다녔으나, 다시 6월초에 체감온도 2도로 떨어질 정도로 날씨가 변덕스러우니 여름 옷은 굳이 많이 안챙겨오셔도 될 것 같습니다. 전반적으로 봄여름의 날씨가 좋은 편이니 가을학기보다 봄학기에 교환학생을 오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핀란드 헬싱키, 에스토니아 탈린과 인접해 있어 왕복 5만원의 가격으로 버스타고 이 도시들을 다녀올 수 있습니다. 체력적으로 힘들수도 있으나 가격이 아주 저렴하니 당일치기나 1박 2일로 다녀오는 곳 역시 좋습니다.

 

2)    대학 주변 환경

교환 기간동안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될 어학당은 바실리 섬 네바 강변에 위치해 있습니다. 가장 가까운 시내는 바실리역이고 맥도날드, 버거킹, kfc 등의 프랜차이즈와 식당, 카페등이 많이 위치해 있기 때문에 수업이 끝난 뒤 이곳에서 식사를 해결 할 수 있습니다. 어학당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가장 큰 중심지인 에르미타주와 넵스키 대로까지는 걸어서도 갈 수 있고 버스 혹은 트롤레이부스를 타고 갈 수 있습니다. 넵스키대로를 중심으로, 이삭성당, 피의 사원, 에르미타주 등 관광명소가 위치해있고 모두 도보로 이동 가능합니다. 학생은 무료입장을 시켜주는 에르미타주는 여름에는 관광객들로 인해 매우 붐비므로 가급적 관광객이 적은 겨울 혹은 이른 봄에 미리 방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3)    거주 형태, 식사

저는 운이 좋게도 가장 좋은 기숙사인 4번 쉐브첸코 기숙사에 배정되어 살았으나 기본적으로 교환학생 기숙사는 까삐딴스카야 기숙사이고 러시아 학생들 말에 따르면 이곳이 두번째로 좋은 기숙사라고 합니다. 제가 살았던 4번 기숙사는 2인 1실에 개인 부엌과 화장실이 딸려있고 지하에 빨래방이 있습니다. 기숙사비는 한달 약 10만원으로 저렴하나 세탁비는 그에 비해 비싼 편입니다. 현재는 루블 환율이 내려가 기숙사비가 10만원보다 훨씬 저렴할 것입니다. 기숙사비와 세탁비는 1번 까라블 기숙사에 가서 현금으로 납부해야 하며 다달이 납부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외식비는 한국과 비슷한 편이나, 식료품 가격이 매우 싸서 주로 방에서 음식을 스스로 해먹었습니다. 한식당이 꽤 많으나 비싸고, 생각보다 러시아에 먹을 만한 음식이 별로 없으므로 1인용 밥솥과 고추장, 고춧가루, 참기름 등의 한국 양념 재료들을 챙겨 오시면 좋습니다.

 

4)    수업, 도서관

수업은 주 5일 매일 3시간씩 진행되고 과목은 읽기, 듣기, 쓰기, 말하기, 문법 총 5과목입니다. 학기 시작 전 레벨테스트 결과로 반이 배정되는데 레벨테스트는 토르플 1급 문법 문제 그대로 출제되기 때문에 큰 부담 가지실 필요 없습니다. 3명의 선생님이 제 반을 담당하셨으나 레벨에 따라 선생님이 2분일 수도, 1분일 수도 있습니다. 수업 진행 방식과 시험 유무는 선생님에 따라 천차만별입니다. 월말에 쪽지시험을 보는 것이 일반적이나, 시험을 안보는 선생님도 있습니다. 대체적으로 성적은 잘 주시는 편입니다.

가장 관심 가지실 토르플은 어학당 2층 사무실에서 신청할 수 있고 매주 시험이 치뤄집니다. 시험비는 10만원 정도로 한국 가격의 2분의 1이며, 시험 보기 전날까지 스베르반크에 시험비를 지불하셔야 합니다. 하루에 모든 과목 시험이 치뤄지는 한국과 달리, 이틀에 걸쳐서 진행되며 첫날에 쓰기, 읽기, 문법 이?날에 말하기, 읽기 과목이 치뤄집니다. 결과는 그다음날 바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

어학당 내에 책상이 놓여져있는 공부할 만한 공간이 군데군데 있으나 저는 잘 이용하지 않았습니다. 한국 대학교와 같은 형태의 도서관은 없다고 보면 됩니다. 공부할 곳이 마땅치 않아서 저는 주로 방이나 카페에서 공부를 했습니다.

 

5)    국제교육부

교환학생 관련된 모든 일은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교 인문대학 줄여서 '필팍'이라고 부르는 곳의 교환학생담당자를 통해 처리됩니다. 영어를 굉장히 잘하고 친절하기 때문에 비자나 거주 등록, 성적과 관련한 문제에 대해서 문의사항이 생기면 이메일로 빠르게 답변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6)    기타 학교에 관한 정보(부대시설, 동아리 등)

주로 어학당을 다니다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러시아 친구들을 사귈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트국립대에서 진행하는 버디 프로그램을 통해 매칭된 러시아인 버디와 친해지고 많은 시간을 같이 지내는 게 좋습니다. 저는 운좋게도 정말 한국어와 한국에 관심있고 착한 러시아인 버디를 만나 언어교환도 꾸준히 하고 이곳저곳 놀러도 다니고 그 친구를 통해 다른 러시아인 친구들도 많이 만나고 사귈 수 있었습니다.

이외에도 한글학교에서 매주 1번씩 러시아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봉사를 하시면 한국에 관심있는 러시아인 친구들을 많이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7)    Culture Shock

첫 한달은 말이 안통하고 무뚝뚝하고 불친절한 러시아인들(특히 슈퍼마켓 점원들이나 기숙사 직원들의 태도와 말투, 중앙아시아 노동자들의 인종차별과 희롱 때문에 적응하기 조금 힘들었습니다. 또한 한국에서 온 택배를 받을 때 우체국까지 버스타고 가서 그곳에서 1시간을 기다려서야 택배를 받을 수 있었을 정도로 아직도 시스템이 아날로그적인 부분이 많고 일처리가 느립니다.

또한 치안이 매우 좋은 우리나라와 달리, 유학생을 타겟으로 하는 소매치기단이 존재하고 현지 경찰이 비협조적이므로 되도록이면 밤늦게 돌아다니지 않고 소지품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좋습니다.

 

8)    도움 받을 수 있는 곳(교내외)

저는 기독교인이라 러시아에서도 꾸준히 교회를 다녔습니다. 한인 교회가 몇 군데 있는데, 은혜한인교회나 상트페테르부르크 장로 교회를 찾아가시면 그곳에 사시는 한국인 분들을 통해 많은 도움을 받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9)    가져오면 좋을 물건들(준비물)

전기장판: 위에 언급했다시피 러시아는 겨울이 굉장히 길고 추우며 햇빛이 잘 비치지 않습니다. 다행히 러시아가 실내 난방을 따뜻하게 잘 해주는 편이지만 그래도 방에서 잘 때는 조금 추울 수 있으므로 1인용 전기장판을 필수로 가져오는 것이 좋습니다.

바퀴벌레약: 저는 사실 러시아에서 바퀴벌레를 처음 보게 되었습니다. 다른 친구들의 방에는 바퀴벌레가 안나왔으나 저만 운이 안좋게 바퀴벌레에게 완전히 점령당한 방으로 배정되어 한달동안 고생을 좀 했습니다. (필팍에 방 변경 요청을 한 뒤 한달 후에야 방을 바꿀 수 있었습니다.) 바퀴벌레가 있을수도, 없을수도 있으나 만일에 대비하여 효과 좋은 바퀴벌레 약을 챙겨오시는 것이 좋습니다.

1인용 전기밥솥: 부피가 크지만 꼭 챙겨와야 할 물품입니다. 러시아인들의 주식이 주로 빵과 고기, 스메따나 같은 것들이라 비싼 한식당을 가지 않는 이상 밥을 챙겨 먹기가 힘듭니다. 저의 삶의 질을 +100 올려준 물품이므로 러시아에서 쓰고 버릴만한 싼 전기밥솥을 꼭 챙겨오시는 것을 추천드리며 공간에 여유가 있다면 햇반도 넉넉히 들고 오시는 것이 좋습니다.

(여자분이라면) 화장품: 러시아에도 화장품 가게가 여러 군데 있습니다만 주로 명품 화장품을 파는 곳이 많습니다. 따라서 우리나라 로드샵만큼 저렴한 가격의 질좋은 화장품을 찾기가 매우 힘들며 색조 화장품도 한국인의 피부에 어울리는 색깔을 찾기가 힘듭니다. 러시아에서도 한국 화장품을 파는 가게가 있긴 하나 한국 가격보다 2~3배 정도 비싸다고 보시면 됩니다. 따라서 왠만하면 6개월어치 스킨케어 및 색조 화장품을 챙겨오시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러시아 친구들이 한국의 마스크팩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많이 들고 오셔서 러시아 친구들에게 선물로 주면 아주 기뻐할 것입니다.

정수샤워헤드: 피부가 예민하신분이라면 가져오시면 좋습니다. 러시아 석회수를 정화해줘서 물에서 냄새도 나지 않고 좀더 씻을 때 개운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 외 양념류(고추장, 고춧가루, 만능간장 등),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인스턴트류, 한국어로 된 러시아어 문법책, 안대 등등..

10)  기타

러시아에서의 생활이 힘들지 않았다고 말할 수는 없으나, 1년 동안의 교환학생 생활을 통해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느끼고 배웠습니다. 특히 수업이 끝나고 어학당 문을 열고 나와 햇살에 반짝이는 네바 강 풍경을 바라볼때의 그 순간은 절대 잊지 못할 것입니다. 더불어 러시아어 공부에 욕심이 있으시다면 교환학기를 연장하시거나 자비유학으로라도 꼭 1년 이상 계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 외 맛집이나 카페, 러시아에서 택배 받는 법, 상트에서 탈린과 헬싱키 가는 법, 토르플 시험 접수 방법 및 공부법 등등은 제 블로그 ‘https://blog.naver.com/asdfr8975’ 에 적어두었습니다. 제가 처음 교환학생을 준비할 때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기 너무 힘들어서 다음에 오시는 분들은 좀 더 수월하고 재미있게 상트 생활을 즐기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틈틈이 일기처럼 기록한 것입니다. 필요하실 때 참고하시면 유용할 것입니다.   

음울하면 음울한 대로, 날씨가 좋으면 날씨가 좋은 대로 나름의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 참 아름다운 도시입니다. 기숙사에만 있지 마시고 꼭 다양한 러시아인 친구들을 만나보고 여러가지 활동을 하면서 이 아름다운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의 생활을 만끽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