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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교환학생] 2018-1학기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대학교 교환학생 보고서
작성일
2021.06.28
작성자
노어노문학과
게시글 내용
<교환학생 후기 - 상트페테르부르크>

-윤 *

1. 러시아행 계기
저의 경우 노어노문학과에서 수업을 듣다 보니 자연스럽게 한번쯤 러시아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막연히 언젠가 러시아에 갈 수 있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먼저 교환학생을 간 동기들의 추천으로 본격적으로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러시아 외에도 교환학생을 다녀온 주변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했는데, 모두 한 목소리로 교환학생을 갈 수 있다면 꼭 다녀오라고 말해주었습니다. 단순한 여행과는 다르게 좀 더 오랜 시간 머무르면서 그 나라와 문화를 경험할 수 있으면서도, 학생의 신분으로 어딘가에 매이지 않아도 되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에 비교적 단순하게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구체적인 계획과 이유 없이 가도 되는 것인지 고민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경험을 토대로 말한다면, 있으면 더 좋을 수 없지만 없어도 괜찮다는 것입니다. 막연한 생각이라도 러시아가 궁금하고, 직접 경험하고 싶다면, 러시아어에 대한 애정이 있다면 무조건적으로 권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본격적으로 러시아권에서 일하고 싶은 생각이 있는데 거주 경험이 없는 경우도 추천하고 싶습니다. 그 문화를 접할 수 있고, 자신과 적합한지 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 생활


-기후

제가 도착했던 2월 중순 즈음에도 눈이 정말 많이 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4월까지도 날씨가 완전히 풀리지 않는 등 겨울이 길고 춥기 때문에 따뜻한 외투를 비롯한 겨울 옷을 많이 가져가면 좋습니다. 그 외에 보온을 도와줄 히트텍과 같은 내복, 모자, 장갑, 목도리 등도 꼭 필요합니다. 눈이 꽤 오기 때문에 부츠를 챙겨가는 것도 좋습니다. 이후 날씨가 풀려도 낮에는 선선하지만 밤에는 약간 쌀쌀할 수 있기 때문에 봄학기 파견을 가는 경우 가벼운 외투도 필요합니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겨울이 길기 때문에 겨울 옷을 위주로 챙기는 것이 좋습니다. 추위에 약하다면 힘들 수도 있지만 차가워도 맑은 공기 덕에 겨울도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또 6월의 상트의 날씨는 우리나라의 여름과 달리 아주 쾌적한 날씨입니다. 학기가 생각보다 일찍 끝나지만 더 오래 머물 수 있으므로 상트를 떠나기 전에 좋은 날씨를 누리고 가기를 권합니다. 그리고 볕이 생각보다 강하므로 선글라스도 구비하면 좋을 듯합니다.

-거주

저는 어학당에서 40분 정도 떨어져 있는 기숙사에서 생활했습니다. 우리나라의 기숙사만큼 시설이 좋지는 않지만 비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당시 기숙사가 리모델링 중이었던 것으로 기억해 지금은 보다 나아졌을 것입니다. 엘리베이터가 종종 고장날 때도 있지만 고층일수록 방 상태가 좋기 때문에 배정받을 때 참고하면 좋겠습니다. 방은 플랫 형태로 한 플랫에 2-3개의 방이 있고 각 방은 2-3명이 함께 사용하고, 공동 주방과 욕실이 있습니다. 시설적인 면에서는 반드시 좋다고 할 수는 없지만, 플랫을 같이 쓰는 친구들과도 자연스럽게 친해지게 된다는 점에서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식사

제 경우에는 러시아 음식이 잘 맞는 편이었지만 호불호가 있는 편입니다. 따라서 걱정이 되는 경우 미니 밥솥이나 레트로트 음식을 가져갈 것을 권합니다. 많이 가져가지 않아도 컵라면이나 간단한 소스나 조미료, 만두 등을 구할 수 있는 가게도 있습니다. 한국 식당도 있지만 러시아 물가에 비해서는 비싼 편입니다.
러시아는 기본적으로 식료품이 저렴하고, 기숙사에 부엌이 있어 주로 간단하게 요리해 식사를 해결했습니다. 기숙사 근처에 마트가 두 군데 있고, 좀 더 나가 큰 길가에도 24시간 운영하는 마트가 위치해있습니다. 또 종종 패스트푸드나 간단한 중국음식, 케밥이나 롤 등을 사먹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기숙사 근처 teremok에서 다양한 종류의 블린으로 식사를 해결하기도 했습니다.

-교통

러시아에서 이용했던 교통 수단은 버스, 작은 버스인 마르쉬루트까, 트람바이, 지하철, 그리고 택시입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대학 학생의 경우 서류를 준비해 학생용 교통카드를 발급 받으면 작은 버스를 제외한 버스, 트람바이, 지하철을 한달 단위로 요금을 충전해 횟수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습니다.
대중 교통 이용 요금도 저렴하지만 택시 이용 요금도 매우 저렴한 편입니다. 얀덱스 택시나 우버 앱을 이용하면 쉽게 택시를 잡을 수 있고, 지도에 목적지 설정도 할 수 있어 편리합니다. 택시는 여름 궁전 등 교외로 갈 때 여러 명이 함께 이용하거나 공항을 갈 때 이용하면 좋습니다.


-학업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대학은 우리나라 대학들과 다르게 도시 전체가 하나의 캠퍼스로, 각 학과, 부서가 도시 내에 여기저기 흩어져 있습니다. 이 중 수업을 받는 건물은 어학당 건물로 처음 등록을 위해 어학당에 가면 레벨테스트를 받게 됩니다. 테스트는 문법영역에서의 평가로 이루어지고, 이 결과에 따라 반을 배정 받습니다. 수업은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 문법 5개 영역으로 구성됩니다. 주 5일 3시간씩 진행되는데 2일은 문법과 듣기, 3일은 듣기, 읽기 쓰기 수업으로 담당하는 교수님은 이에 따라 두 분 정도입니다. 레벨 테스트에 따라 반을 배정 받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겠지만, 본인이 생각하기에 수업이 어렵거나 쉬운 경우 반을 조정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세계 각국에서 온 학생들과 함께 러시아어 수업을 듣는 것은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먼저는 러시아인이 구사하는 러시아어 외에 서로 다른 억양의 러시아어를 들을 수 있는 기회 입니다. 또 말하기 시간에는 다양한 주제로 의사소통을 하는데, 이 과정에서 보다 다양한 문화를 접하고 이해의 폭을 넓히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유럽권 학생들의 경우 대부분이 비유럽권 학생들보다 말하기 실력이 좋기 때문에 함께 이야기하다 보면 실력 향상에도 도움이 됩니다. 다른 수업과 함께 병행해야 하는 한국에서와 달리 러시아어 하나에 집중하고 몰입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고, 영역별로 분류된 수업을 통해 취약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교류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대학에는 버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러시아인 친구들을 사귈 수 있습니다. 먼저는 실생활에 많은 도움을 줍니다. 처음 러시아에 도착했을 때 늦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공항으로 마중 와주었고, 인터넷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도움을 주었습니다. 또 친해지게 되면 함께 명소관광을 가기도 하고, 명소가 아니더라도 시내에 함께 놀러 가기도 했습니다. 시기와 여건이 맞는 경우 다차나 집에 초대받기도 합니다. 스스로 문화를 느끼고 경험하는 것도 좋지만 러시아인 친구와 함께, 직접 소개하는 문화를 경험해볼 수 있는 것은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그 외에도 한글학교 봉사 등 한국 교류 동아리 등을 통해 러시아인 친구를 사귀거나 다른 한국인과도 교류할 수 있습니다.

-여행

제 경우는 학기 중에도 도시를 돌아다니긴 했지만, 학기 끝날 시기에 맞춰 가족들과 함께 상트페테르부르크와 모스크바를 여행했습니다. 두 도시 각자의 매력이 있지만 특히 상트페테르부르크는 하늘 아래 있는 박물관이라고 불릴 정도로 도시 곳곳에 문화 유산이 위치해있습니다. 날씨가 좋을 때 근교에 위치한 여름궁전으로 나들이를 가는 것도 좋습니다. 무엇보다 다른 곳에 가보기 전에 파견간 도시 곳곳을 둘러보면 좋을 것입니다. 기회가 된다면 수도인 모스크바에 꼭 가보기를 권합니다. 고속열차인 쌉산이나 침대가 있는 야간열차를 이용하면 저렴하게 다녀올 수 있습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와는 다른 대도시 안에 문화 유산이 공존하고 있다는 것을 직접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 러시아는 유럽과 가깝기 때문에 여건이 된다면 유럽여행을 가도 좋습니다. 한국에서는 멀고 부담스러운 핀란드를 버스로 다녀올 수 있습니다. 가까운 발칸 3국을 비롯해 여러 유럽 국가들도 비행기 표가 저렴하기 때문에 계획을 세워 다녀오면 좋습니다.

3. 러시아 생활의 장단점

물가가 저렴하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 중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기본적인 비용은 무시할 수 없겠지만, 다른 곳으로 교환학생을 가는 것과 비교했을 때 부담이 적습니다. 식료품도 저렴하기 때문에 시장을 봐서 요리를 해먹기 좋습니다. 다양한 유제품을 접할 수 있는 것도 장점입니다.
무엇보다 교환학생으로 러시아를 가는 것의 장점은 러시아어를 사용할 수 밖에 없는 환경에 놓인다는 것입니다. 특히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경우 영어가 잘 통하지 않기 때문에 러시아어를 사용할 수 밖에 없어 생활 수준의 러시아어는 노력만 한다면 좋아지고, 귀도 어느 정도 열리게 됩니다.
원래도 타지에서 생활을 했고, 함께 다녀온 동기들이 있어 크게 외로움을 느끼지도 않았고, 가족들이나 친구들과도 종종 연락을 했기 때문에 단점으로 무엇을 꼽아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굳이 말해야 한다면 추운 날씨겠지만 한국 사람들이 러시아에서 누구보다 따뜻하게 입고 다니기 때문에 견디기 어려운 정도는 아닙니다. 생각보다 치안도 괜찮지만 기숙사 근처는 늦은 시간에는 위험한 지역이기 때문에 늦은 시간에 돌아다니지만 않으면 될 것 같습니다.

4. 러시아에서 꼭 해봐야 할 것

꼭 해봐야 할 것이 있다고 정해두고 싶진 않지만,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경우 에르미타주, 루스키 무제이 등다양한 박물관에 가볼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방대한 양의 작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좋아하는 경우 꾸준히 가서 조금씩 보는 것도 좋습니다. 학생증으로는 무료 입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부담이 없는 것도 장점입니다. 이외에도 다양한 명소에 학생증 할인 혜택이 있으므로 곳곳을 돌아다니기를 추천합니다.
버디가 아니더라도 러시아인 친구를 사귀어 자주 만나 함께 문화를 경험해보기를 권합니다. 앞서 말했듯이 스스로 러시아를 경험하는 것도 좋지만, 러시아인 친구가 소개해준다면 좀 더 러시아 문화를 제대로 경험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