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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달, 태양을 삼키다! 61년만 장관에 탄성! (2009-07-22)
작성일
2022.08.11
작성자
천문대
게시글 내용


연세대
 "교과서에서만 보던 것과는 차원이 달라요. 달이 해를 먹는다는 표현이 이런 것이구나 싶네요" 61년 만에 달이 해를 최대로 많이 가린 장관을 관측한 연세대 황보린애(신방.4)씨는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좋았다."라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번과 같이 ''잘 포개어진'' 일식을 관측하려면 2035년까지 기다려야 된다는 주최 측의 설명에 이번 기회가 더 뜻 깊었다.

22일(수)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 연세대학교 중앙도서관(중도) 앞은 ''개기일식 공개 관측회''에 참여한 관람객들과 관계자, 취재진으로 장사진을 이뤘다. 이번 행사를 총괄한 한국천문연구원 전파천문연구부 김봉규 부장은 "공식적으로 참여한 인원은 대략 2,000여 명 정도이지만, 중도를 드나들며 잠깐씩 관측한 학생까지 모두 합하면 대략 5,000여 명은 될 것으로 추산된다."라고 말했다.

중도에서 공부하다가 61년 만의 장관을 놓칠 수 없어 관측을 하러 나왔다는 전혜문(법학.2)씨는 "일식을 관측하기 위해 서둘러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15분 간 줄을 서서 기다렸다."라고 말했다. 그는 "교과서나 사진으로만 보던 것을 실제로 보니 더 확실히 각인되는 느낌"이라며 해가 가려지니 하늘이 어두워지고, 미묘하게 서늘해짐까지 느껴 오감을 통해 일식을 관측한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실제 연대에서 벌어진 이날 행사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을 대단했다. 연대 알뜰샘의 한 직원은 "오전부터 일식 관측을 위한 셀로판지가 다 나가 판매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BestNocut_R]

오전 9시 경 시작한 일식 관측은 해가 달에 가장 많이 가려진 10시 45분경이 되자 절정에 다다랐다. 주최 측의 한 관계자가 "지금 보세요! 가장 많이 가려졌습니다!"하고 소리치자 관측객들은 일제히 손수 준비한 필름, 셀로판지 등의 관측기구, 주최 측에서 나눠준 관측 안경 등을 하늘을 향해 들었다. 곳곳에서 관객들은 평소 보기 힘든 장관에 탄성을 지르기도 했다.

중도 앞 한 켠에 자리를 잡은 박민수(27.대학원 준비)씨는 직접 카메라와 망원경의 렌즈에 검은 색 셀로판지를 붙여 만반의 준비를 한 상태였다. 그는 "어릴 때부터 천문 쪽에 관심이 많아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관련 자료를 모아 일식에 대비했다"고 말했다.

주최 측 학생 도우미로 이번 행사에 참여한 송영범(천문우주학과.2)씨는 굴절망원경을 이용해 시민들이 일식 현상을 더욱 선명하게 관측할 수 있도록 도왔다. "망원경을 통해 빛이 굴절돼 해가 더 크고 선명하죠? 까맣게 가려진 부분이 달이고, 그 옆에 황금색 달모양이 해예요." 송 씨는 망원경으로 관측 중인 시민들에게 일일이 눈에 보이는 현상을 설명했다. 이번 행사에는 연대 천문우주학과에서 2대, 전파천문대에서 1대의 천문관측용 굴절 망원경을 제공해 대중들의 일식 관측을 도왔다. 그는 "망원경을 통해 보면, 빛이 굴절돼 더욱 크고 선명하게 해를 관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몰려든 인파와 이른 아침 동이 난 셀로판지 덕에 미처 관측기구를 가져오지 못한 학생들이 급조한 이색 기구들도 눈에 띠었다. 연세대 이주현(법학과.4)씨는 "평생에 한번 볼까 말까한 장관이라고 해 기대되는 마음으로 집에서 선글라스까지 준비해 왔으나, 이로는 역부족"이라며 임시방편으로 비닐 재질의 과자봉지를 이용해 해를 관측하기도 했다.
임시 방편
최웅일(법학과.4)씨 급한 대로 투명한 비닐에 검은색 매직을 칠해 관측 기구를 급조했다. 그는 "줄이 너무 길어 주최 측이 나눠주는 관측 안경을 받고나면, 최고점을 놓칠까봐 임시 방편을 마련했다"며 "사람이 너무 많아서 오전 10시에 왔는데도 시간 내에 다 볼 수 없을 것 같다"며 혀를 내둘렀다.

대학생 뿐 아니라 대중들에게도 공개한 이번 행사에는 가족단위로 관측객들도 눈에 띠었다. 일식 최대시점을 좀 지난 시각, 박재윤(신월초.4) 군은 망원경을 통해 일식을 관측하며 "해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소리치며 신기해했다. 전날 뉴스 보도를 보고 인터넷을 검색해 이번 행사에 참여했다는 재윤이 엄마 최현숙(37.화곡동)씨는 "60여 년 만에 일식을 오늘처럼 잘 볼 수 있는 기회가 처음이라고 하기도 해서 참여하게 됐다"며 "무엇보다 아이가 좋아해 나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만족해했다.

한국천문연구원 김봉규 부장은 "과학자로서 일식과 같은 과학적 사건이 있을 경우 대중과 함께 지식을 공유하고, 이해시키는 것도 연구만큼 중요하다는 생각에 행사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하늘을 관측하는 행사는 하늘이 도와줘야 가능하다는 말이 있다"며 "이번 행사는 기후조건과 대중들의 참여도 면에서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번 행사는 연세대학교 천문대, 천문우주학과, 한국천문연구원이 공동 주최했으며, 행사를 위해 한구천문연구원 소속 연구원 5명, 연대 천문우주학과 교수 5명, 연세대 학부생 및 대학원생 15명이 참여해 시민들의 일식 관측을 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