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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상담후기11
작성일
2022.06.13
작성자
심리상담센터 관리자
게시글 내용

심리학을 전공한 친구가 학교 심리상담센터에 찾아가 보길 권했다. 학교 부설 혹은 산하 기관은 신뢰하지 않았지만 어차피 내가 부담하는 비용은 없었으므로 ‘한번 가보고 아니면 말지’하는 심정으로 상담센터를 찾았다. 상담 첫날, 선생님은 상담 목표를 정해야 한다고 하셨다. 선생님의 질문은 그 자체로 나를 돌아보도록 하는 자극제이자 나아갈 방향을 지시해주는 이정표였다. 나는 어떻게 변하고 싶은가, 지금 이 순간, 어떤 문제가 왜 나를 고통스럽게 만드는가 이런 문제들에 답을 해야 상담 목표를 설정할 수 있었다. 나는 세상에 왜 이렇게 화가 나 있을까? 나는 왜 이렇게 불안할까? 언제나 중심은 내 밖의 무언가였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알지 못하니 내가 원하는 것을 나 자신이 채워주지 못하고 자꾸 외부에 의탁하려고 하게 된다. 그리고 외부에서 누군가 나의 갈망을 채워주지 않으면 다시 좌절하고……. 우선 이런 의존성의 악순환을 끊고 스스로 일어서야 다른 망가진 부분들을 돌볼 여유가 생길 것 같았다. 그래서 내가 정한 상담의 첫 번째 목표는 ‘정서적 독립.’ 그 누구에게도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를 사랑할 수 있게 되는 것이었다. 상담 선생님의 자극으로 인해 내 문제를 깨닫고 정리하고 나니 상담 외 시간에도 에너지를 조금 더 나 자신의 내면에 집중하며 나를 스스로가 설정한 방향대로 이끌도록 노력하게 되었다. 상담 과정에서 상담 선생님은 별다른 일을 하지 않으시는 것처럼 보였다. 그저 이야기를 듣고 마지막에 문제를 정리하여 내가 생각해볼 바를 정리해주시는 것이 전부였다.. 내 문제를 스스로 언어화할 수 있을 정도로 정리가 될 때에는 뭔가 나아지고 있다는 쾌감이 들었으나 그것도 잠시뿐, 그 이후에는 답답한 정체기가 계속될 뿐이었다. 몇 가지 사건을 겪고 나 자신을 돌아보니 나는 상담 선생님께서 내 문제를 해결해주실 것이라고 기대하는 의존성을 버리지 못하고 있었다.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는 기분이 들었고 내 문제에 어떻게 접근하고 그것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막막했다. 일단은 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보다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우선 막연하게 상담시간에 센터에 방문해서 내 얘기만 풀어놓고 오는 것이 아니라 상담센터에서의 개인상담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상담 선생님께서 별다른 일을 하시지 않는다는 것은 내 착각일 뿐이었다. 내가 나의 이야기를 하는 과정에서 나 자신에 대해 정리하게 되는 효과 뿐만 아니라 그동안 알아채지 못했을 뿐 내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편견 없이 들어주시는 태도가 나에게 영향을 줘 나도 내 자신의 부정적인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는 촉매의 역할을 해왔던 것이다. 많은 문제들이 깊이 얽혀있어서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몰랐던 나의 내면은 여기저기서 서서히 아주 조금씩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상대가 진정한 내 모습을 거부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짧은 시간에 상대를 파악해 상대가 원하는 모습만 보여주며 내 약한 모습은 감추기 급급했던 나는 이제 나의 약한 모습도 스스럼없이, 상대가 받아들일 수 있을만한 방식으로 보여줄 수 있게 되었다. 이 모습을 상대가 받아들일 수 있을까 고민하며 적절히 검열하던 필터를 없애고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보든 신경 쓰지 않고 사람들을 보다 편하게 대할 수 있게 되었다. 내가 원하는 바를 있는 그대로 표현하게 되었다. 남들을 신경 쓰고 배려하기 전에 나 자신을 먼저 생각하게 되었다. 지금 이 순간, 나의 느낌과 감정에 집중하고 그것을 매순간 적절히 표현해내기 시작했다. 시원하고 투명하게 내가 원하는 바가 전달되자 사람들도 나를 편하게 대하기 시작했다. 이런 변화가 일어나도록 도와주신 선생님과 연세대학교 심리상담센터에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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