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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언어정보연구원(구 언어정보개발연구원)의 가장 커다란 학문적 성과물은 「연세 한국어 사전」의 출간이다. 대사전 편찬이라는 원대한 작업의 중간 단계로 발간된 이 사전에는 13여 년이라는 긴 기간과 수많은 인력이 투입되었을 뿐만 아니라 말뭉치라는 현대 사전편찬학의 첨단 개념이 응용되었다.「연세 한국어 사전」(5만 2천여 표제어. 단권, 2144쪽)은 1960년대에서 1990년대 중반까지의 한국어 문헌 자료를 바탕으로 편찬되었으며, 1986년에 연구를 시작하여 완성에 이르기까지 거의 15억 원의 비용이 들었다. 첫 「연세 한국어 사전」을 만드는 13여 년 동안에, 언어정보연구원은 국내 최초로 대규모의 언어자료(말뭉치)를 전산화하고, 여기서 원하는 용례를 뽑고, 분석하는 전산 처리 기술과 소프트웨어를 개발했으며, 숱한 용례를 뒤져 낱말 하나하나의 뜻을 올바로 정의하고 기술하는 국어학과 사전편찬학의 융합을 이루었다.
 

「연세 한국어 사전」의 편찬 역사

 이 세상에서 우리 말이 쓰이기 시작한 지 수천 년이 지나 1943년 조선어학회(현 한글학회) 가 <조선말 큰 사전>(지금의 우리말 큰 사전)을 완성하였으니 우리 겨레의 말과 생각의 재료 목록이 비로소 자세히 밝혀지게 되었으나 외세 강점과 동족상잔으로 인하여 그 사전은 1957년에야 완간되었다. 그 이후의 사전들은 대개 이 사전에 조금씩 더하든가 부분적으로 손질한 것이다. 1960년 이래 우리 겨레의 역량의 급격한 신장과 함께 우리 말도 엄청나게 발전했다. 그러한 변화를 기존 국어 사전들이 단순한 덧붙임으로 다 담아낼 수는 없었다. 완전히 새로운 국어 사전의 편찬이 필요하였다.

 1986년 1월에 연세대학교 교수 몇 사람이 새 사전의 편찬은 일반 출판사의 편집 기능을 훨씬 뛰어넘는 학술적, 기술적인 일이며, 그 일은 한국어 연구와 한글 문화 운동의 큰 중심인 연세대학교의 일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 일치하였다. 우리는 현대적 사전 편찬의 원칙과 방법을 연구하기로 하는 한편 동료들의 의향을 물었던 바, 290인의 교수가 이 민족사적 사업에 동참하기로 하였다. 같은 해 한글날에 우리는 “연세대학교 한국어사전 편찬회”를 조직하여 일에 뛰어들었다. 1989년 6월에 연세대학교는 이 사업을 교책 사업으로 정하고 “한국어 사전 편찬실”을 설치하였다. 한참 뒤인 1997년에는 이를 “언어정보개발연구원”으로 확대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우리는 연구를 통하여 오늘날의 사전 편찬에는 대규모 “말뭉치”의 구축과 “말뭉치”의 전산적 처리가 필요함을 깨달았다. “말뭉치”란 한 언어로 써진 글과 말을 되도록 다양하게 모아서 대용량 전산기로 처리한 것이다. 수년간의 각고 끝에 우리는 드디어 한국 최초의 대규모 현대 한국어 말뭉치를 구축하고 그것을 다룰 각종 전산 도구들을 개발하였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1956년 이후 처음으로 현대 국어의 어휘 빈도를 조사했으며, 국내에 “말뭉치 “와 “말뭉치 언어학”의 개념을 도입하여 국어학의 새로운 세계를 열었다.

 우리는 우리 말의 역사까지 모두 담아 낼 큰 사전 편찬에 앞서 1960년대 이후의 오늘날의 우리 말을 다룰 단권 사전을 먼저 편찬하기로 정하고 이 사업에 협력할 전문 출판업체를 구하였던 바, 사서 출판의 국내 정상인 두산동아가 이에 응하였다. 1993년 5월부터 만 5년간 연세대학교 한국어 사전 편찬실은 이 일에 전심하여 드디어 1998년 4월 30일, 원고의 마지막 뭉치를 두산동아에 건넬 수 있었다. 이리하여 1986년 초부터 시작된 우리의 사전 편찬 노력은 거의 13년이 걸려 이제 세상에 그 첫 결실을 보이게 된 것이다. 이 일에 원고 작성이나 전산 처리 방법의 개발로 힘을 합친 일꾼들의 수는 줄잡아 50명에 달한다.
 

「연세 한국어 사전」 편찬 계획

 언어정보연구원에서는 우리말이 쓰이기 시작한 이래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의 변화모습을 모두 담은 <시대별 한국어 대사전>의 완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 원대한 목표는 유구한 연세대학교의 장래의 무궁한 발전과 걸음을 함께 하며 이룩될 것이다. 첫 「연세 한국어 사전」은 앞으로 전자 사전, 연어 사전, 각종 전문 용어 사전, 옛말 사전 등의 여러 실용적이며 꼭 필요한 특수 사전으로 발전시켜, 대사전의 알맹이를 풍부하게 해 나갈 예정이다. 이렇게 한 세대, 한 시대 한 시대씩을 거슬러 올라감으로써, 연세 국학의 큰 전통을 빛낼 한국어 대사전이 이룩될 것이다. 언어정보연구원은, 첫 「연세 한국어 사전」이 결실을 맺은 이듬해인 1999년부터 「연세 한국어 사전」의 편찬의 힘찬 첫걸음을 내딛었다. 「연세 한국어 사전」은 20세기 한국어를 온전히 담은 사전이며, 연구원이 이제까지 애써 이룩한 사전 편찬의 모든 지혜와 기술을 발휘한 새로운 사전의 모습을 띠게 될 것이다. 1945년 광복 이후 우리 민족이 갈고 닦아 온 글말과 입말, 생활과 문예 작품, 학문의 모든 영역에서 골고루 쓰이며 ‘우리의 삶과 함께 살아 숨쉬는’ 한국어의 약 20만 개 안팎의 어휘를 수록할 예정이다. 본격적인 20세기 현대 한국어대사전을 편찬하기 위해서는, 해방 이후 초기 현대 국어자료, 입말, 북한·연변 등 해외 거주 한인 말뭉치의 구축을 이룩해야 한다. 아울러, 사전 편찬자의 훈련, 대사전의 모형 수립 등의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
 

「연세 한국어 사전」 편찬의 기본 원칙

1. 빈도에 따른 올림말의 선정
 우리는 1960년대 이후의 오늘날의 우리 말의 실제를 알아보기 위하여 보통 크기 책 18만 쪽 분량의 큰 말뭉치를 구축하였으며, 이에서 각 낱말의 빈도(사용 회수)에 따라 2,000여 쪽의 사전에 올릴 낱말들의 목록을 작성한 결과, 사용 빈도 14이상이 되는 약 5만의 낱말들을 선정하게 되었다. 이 숫자는 켐브리지, 옥스포드, 코빌드, 롱맨 등 이름난 단권 사전의 올림말 수와 맞먹는다. 사전의 실한 내용보다는 올림말의 수에 대한 경쟁이 사전의 세계에서는 보편적인 현상이지만 단지 숫자를 늘이기 위하여 방언이나 심지어는 실제로 쓰이지도 않는 낱말을 만들어 넣어 올림말의 숫자를 늘이는 일을 우리는 지양했다. 불필요한, 또는 필요성이 극히 미약한 낱말들이 차지할 자리를 우리 사전은 사용 빈도가 높은 낱말들에 할당하여, 선정된 낱말에 한해서는 책임지고 자세하게 설명하였다.

 2. 올림말의 제시 방법 [용언의 제시] 
 ‘먹다’, ‘아름답다’ 따위의 용언을 제시함에 있어서 기존 사전과는 다르게 어미 부분인 ‘-다’를 작은 글자로 표시했다. 이는 인공적 구성이며 그 자리에 많은 어미가 붙어 쓰이므로 이러한 특성을 나타내기 위하여 이를 작은 글자로 표시했다. 역시 기존 사전과는 다르게, 용언의 활용형을 [먹는, 먹어, 먹습니다]처럼 대표 꼴을 3개 보여 사용자가 얼른 그 활용 방법을 알아보게 하였다. [한자 및 외래어의 어원 제시] 올림말이 한자어인 경우 바로 다음에 괄호 안에 해당 한자를 적었다. 이는 한자가 간혹 직접 또는 괄호 안에 쓰이는 일이 있음을 보이기 위함이다. 한자어 이외의 외래어 또는 외국어의 철자는 옆의 참고란에 표기했다. 다만 한국인이 많이 학습하는 일어는 일본 문자로, 그 밖의 언어는 로마 문자로 표기했다. 한자어 중에서 특히 순화의 대상인 일본식 한자어에 대해서는 일본어투임을 밝혔다. [발음 표기] 대표음으로 발음되는 명사와, 명사와 조사의 결합 형태 등의 발음을 표준 발음법에 따라 보였다. 또 용언에서는 장음이나 겹받침이 있어 발음이 어려운 낱말은 표제어뿐만 아니라 활용형에도 그 발음을 보여 친절하게 설명하였다. 오늘날 국어의 발음은 매우 유동적이어서 모음의 장단의 구별은 사실상 소멸하여 가고 있으므로 이러한 점을 반영하여 ‘심리적 장음'(:)을 인정하여 이를 반영하였다. [문법 및 용법의 설명] 품사 분류와 형태소 분석 기준은 원칙적으로 학교 문법에 따랐다. 다만, 일부 낱말의 특성상 기존의 분류 체계에 들지 않는 것은 그러한 특성을 살려 실제 쓰임새를 반영하기도 했다. 올림말에 대한 문법 설명이나 잘못된 쓰임에 대한 설명과 같이 긴 설명을 요구하는 것이 있을 때는 해당 낱말의 풀이가 끝나고 맨 아래에다 따로 참고란을 두어 박스로 처리하여 도움말을 주었다. 이와 같은 참고란은 이 사전의 큰 특징의 하나이다.

3. 뜻풀이와 용례 선정의 원칙 [뜻풀이]
 「연세 한국어 사전」에서는 우리 자신의 개인적 편향이나 기존 사전의 관행에서 과감히 벗어나 실제의 용례들에 나타나는 뜻과 쓰임새를 되도록 쉽게 기술했다. 따라서 기존 사전의 뜻풀이와 설명과 때로는 엄청난 차이가 난다. 이는 오늘날의 우리 말의 실세가 그만큼 엄청나게 변하여 있다는 사실을 반영하는 것도 된다. [용례] 모든 낱말의 뜻풀이에 반드시 1개 내지 3개의 용례를 제시하는바, 이들은 모두 “연세 말뭉치”에서 뽑은 것이므로 오늘날의 한국인이 쓴 자연스러운 용례들이다. 그러므로 이 사전의 큰 부분은 오늘의 한국인이 함께 쓴 셈이다. 기존 사전에서의 대부분의 용례는 편찬자가 자신의 뜻풀이에 어울리도록 꾸며낸 것이어서 대개 실제 언어와는 차이가 나며 생생한 맛이 없다.

4. 몇 가지 철학 [실제 학습을 위한 사전]
 이 사전은 중요한 세계어의 하나인 한국어를 7천만 우리 겨레뿐 아니라 세계 도처에서 배우고자 하는 모든 사람의 실제 “학습”을 위한 것이다. 낱말의 뜻뿐 아니라 그 문법과 쓰임새를 적절한 용례들과 함께 쉽고 분명하게 제시하여 실지로 말을 배우는 데에 도움이 되게 한 것이다. [“실명제” 사전] 이 사전을 굳이 「연세 한국어 사전」이라 한 것은 연세대학교 언어정보연구원이 직접 기획 제작한 사전임을 책임 있게 밝히기 위함이다. 우리는 감수자만이 드러나 있는 익명성의 사전 편찬 관행을 따르지 않는다. 이와 같은 사전의 “실명제”는 옥스퍼드 영어사전, 웹스터 사전, 로베르 사전 등 외국 사전에서는 당연한 관행이다.끝으로, 이 새로운 국어 사전의 결함이나 개선점에 대한 지적에 우리는 언제나 열려 있음을 밝힌다.
 

「연세 한국어 사전」 편찬 과정


19861월 「연세 한국어 사전」 편찬 발의 운동 시작하다.
1986-1993년 국내 최초로 연세 말뭉치(3000만 말마디) 구축하다.
19935월 연세 한국어 사전」 편찬 개시하다.

– 1993-1998년 「연세 한국어 사전」 편찬 완료.
19982월 제11회 연찬회 개최(주제: 언어 정보의 개발과 이용)
19984월 「연세 한국어 사전」 모든 사전 원고의 1차 교열 완료.
19986월 연구원 2차 교정 19987월 연구원 3차 교정
19987월 페이지네이션 완료
19987월 연구원 4차 교정 19988월 연구원 5차 교정
1998930<조선일보> 문화면에 기사화
1998101<연세춘추>에 기사화
1998102일 「연세 한국어 사전」이 발간되다.
1998102<동아일보> 사회면에 기사화
1998102<세계일보> Book&World면에 기사화
1998102<연합통신> 문화면에 기사화
1998105<출판저널>에 기사화
1998107<한겨레> 문학/출판면에 기사화
1998108<경향신문> 출판면에 기사화
1998109일 「연세 한국어 사전」 발간(초판 발행)
19981012<연세춘추> 기사화
19981021<문화일보> Book Review에 기사화
19981022<한국대학신문> 출판면에 기사화
19981023일 초판 2쇄 발행 19981110일 출판기념회
19981223일 제39회 한국백상출판문화상 사서부문 출판상 수상
1999116일 초판 3쇄 발행, 199957일 초판 4쇄 발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