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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22/12/05 [한겨례] 국제 인권단체, 애플에 폭스콘 정저우 공장 인권침해 조사 요구
작성일
2022.12.05
작성자
공익법률지원센터
게시글 내용

국제 인권단체, 애플에 폭스콘 정저우 공장 인권침해 조사 요구


국제 인권단체들이 아이폰을 생산하는 중국 정저우 폭스콘 공장에서 과도한 코로나19 방역 조처로 인권침해가 이뤄지고 있다며 애플에 현장조사에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미국의 대중 제재 강화와 맞물리며, 애플이 아이폰 생산기지 전략을 바꾸는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10일 영국 비정부기구 '기업과 인권 정보센터'(Business and Human Rights Resource Centre)’에 따르면, 미국·독일·중국 인권단체들은 폭스콘 공장에서 일어난 사건을 철저히 조사할 것을 애플에 요구했다. 이 단체들은 “지난 10월부터 폭스콘 공장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하자 노동자들의 공장 이탈을 금지하고 식사를 제때 공급하지 않는 등 인권침해가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장 노동자 상당수가 법의 허용 범위를 넘는 파견 노동자이며, 이들에게는 제대로 된 근로계약과 사회적 혜택을 주지 않는 등 중국 노동법을 심각하게 위반했다”며 “애플은 강제노동 등 인권침해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국 정저우 폭스콘 공장 노동자가 코로나19 보호 조처로 격리된 사실을 어머니에게 알려달라고 웨이보에 게시한 내용. 출처:중국노동감시(CLW)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중국 정저우 폭스콘 공장 노동자가 코로나19 보호 조처로 격리된 사실을 어머니에게 알려달라고 웨이보에 게시한 내용. 출처:중국노동감시(CLW)



정저우 폭스콘 공장에선 이전에도 저임금·초과노동 등의 인권침해 사례가 자주 발생했다. 2018년에는 한 노동자가 투신해 숨지기도 했다. 인권단체들의 항의에 따라 폭스콘 모회사 대만 홍하이정밀공업이 개선을 약속하기도 했으나, 여전히 노동자 인권침해가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업계에선 이런 상황이 애플의 아이폰 생산·공급 전략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지 주목한다. 애플은 미국의 대중 제재 강화에 따라 이미 중국 중심으로 돼 있던 생산기지 전략을 수정 중인데,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전략 수정이 가속화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반면, 중국이 최대 생산기지이자 시장이어서 쉽게 놓지 못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중국 정저우 폭스콘 공장 노동자를 격리한 기숙사에 외부로 뛰어내리는 것을 막기 위한 금속봉이 용접돼 있다. 출처:중국노동감시(CLW)
중국 정저우 폭스콘 공장 노동자를 격리한 기숙사에 외부로 뛰어내리는 것을 막기 위한 금속봉이 용접돼 있다. 출처:중국노동감시(CLW)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 “애플이 중국 정부의 검열에 순응해 수천 개의 뉴스 앱을 삭제하는 등 수년 동안 민감한 문제에 침묵하고 투자를 약속해 큰 성공을 거뒀다”고 평가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해마다 중국을 방문해 소비자들과 중국 관리들을 만나며 공을 들여왔다. 애플은 중국에서 저임금 노동력을 이용해 값싸게 아이폰을 만들고, 미국의 제재로 휴대전화 사업을 사실상 중단한 화웨이의 빈자리를 가로채왔다. 올 회계연도(2021년 10월∼2022년 9월) 애플 영업이익은 312억달러로, 비슷한 시기 중국 텐센트(152억달러)와 알리바바(135억달러)의 영업이익을 합친 것보다도 많다.


미국의 대중 제재 강화에 따라 이같은 상황에 변화가 일고 있다. 애플은 중국 반도체업체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의 낸드플래시를 아이폰에 장착하려다 미국 의회 쪽의 반대 목소리가 커지자 포기했다. 또한 베트남·인도 등지의 아이폰 생산 비중을 늘리고 있다. 제이피(JP)모건에 따르면, 인도의 아이폰 생산 비중은 올해 5%에서 2025년에는 25%로 높아지고, 베트남의 아이패드·애플워치 생산량은 2025년 20%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2022년 11월 11일

이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