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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23/05/11 [문화일보] 너도나도 ‘아동 무상교통’… “재정난 가중” 비판도
작성일
2023.05.11
작성자
공익법률지원센터
게시글 내용

너도나도 ‘아동 무상교통’… “재정난 가중” 비판도



광주, 만6~18세 대상적용 검토
진주, 12월부터 시범운영 예정
전남 22곳중 13곳 ‘100원버스’

준공영제 등에 이미 적자 심해
“섣부른 도입 부작용 초래” 우려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어린이와 청소년이 시내버스·도시철도 등 대중교통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무상교통’ 도입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저출산이 고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사회적 약자라 할 수 있는 아동과 청소년들에게 공공적 혜택을 부여한다는 것인데 이미 많은 지자체가 시내버스 준공영제, 도시철도 등 대중교통 시스템 운영 과정에서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도입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1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광주시는 만 6∼18세 아동·청소년 무상교통 도입을 위한 검토에 착수했다. 지난 2일 시정 질의 과정에서 강기정 광주시장이 “사회적 합의만 된다면 도입이 어렵지 않다”고 밝히면서 관련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시는 약 100억 원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동·청소년 무상교통은 여러 지자체에서 이미 시행하거나 도입을 추진 중이다. 전남도는 ‘초·중·고 100원 버스’ 제도를 도내 22개 기초 지자체 가운데 13곳에서 시행 중이다. 100원 버스는 700∼1200원인 초·중·고생 시내버스 요금 중 학생이 100원을 내면 나머지 요금을 해당 지자체에서 함께 부담하는 사실상의 무상교통 정책이다. 지난 2018년 광양시와 순천시가 100원 버스를 처음 도입한 이후 여수시·고흥군·영암군·진도군·무안군 등으로 확산됐다.

경기 화성시는 2020년부터 아동·청소년 무상교통 시범 정책을 추진 중이다. 부산시는 오는 8월부터 만 12세 이하 어린이 대중교통 요금을 무료화하고 전국 처음으로 대중교통 월 이용요금이 4만5000원을 넘어서면 9만 원까지 초과금액을 환급해주는 대중교통 통합할인제를 도입한다.

경남 진주시는 오는 12월부터 만 18세 이하 청소년 시내버스 무상승차 제도를 시범 운영한다. 세종시는 한발 더 나아가 대중교통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오는 2025년부터 전 시민 시내버스 무료 정책을 추진키로 했다. 아동·청소년 무상교통이 점차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저출산이 심각한 상황에서 지자체의 아동·청소년 무상교통 도입에 대해선 많은 사람이 수긍하고 있다. 하지만 재정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지난 2006년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도입한 광주시의 경우 올해 버스회사에 지급하는 재정지원금이 1490억 원에 달하는 등 해마다 적자 경영이 심각해지고 있다. 광주도시철도에 지원하는 638억 원까지 더하면 연간 2000억 원이 넘는다.

올해 75세 이상 시내버스 무상승차를 도입하는 대구시의 지난해 재정지원금도 도시철도를 포함해 5000억 원이 넘고 대전시도 지난해 시내버스 재정지원금으로 1166억 원을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부동산 시장 침체로 세수 확보에 비상이 걸린 현시점에서 무상교통을 위해 무리한 재정투입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