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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22/01/19 [경인일보] 거리감 여전한 함박마을 … 고려인·원주민 교류 늘려야
작성일
2022.01.19
작성자
공익법률지원센터
게시글 내용

인천 연수구 함박마을에선 원주민과 고국인 한국을 찾은 고려인이 함께 살아간다. 하지만 의사소통의 한계, 문화의 차이 등으로 서로 간의 거리감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함박마을에 정착한 고려인의 삶은 어떨까. 그리고 고려인과 원주민이 생각하는 공존 방안은 어떤 게 있을까. 인천지역 고려인 지원 시민단체인 '너머인천고려인문화원'이 최근 내놓은 '함박텔러 결과보고서'에는 이런 물음에 대한 해답이 나온다.


너머인천고려인문화원은 지난해 10월 1일부터 11월 15일까지 함박마을에서 살거나 이곳에서 일하는 고려인 99명과 원주민 90명을 대상으로 '함박마을에 거주하는 한국인과 고려인의 생활실태 및 인식'을 조사해 이 보고서에 담았다.


이번 조사에서 고려인들은 함박마을 생활에 가장 만족하는 이유로 '고려인이 많다'(26명)는 점을 1순위로 꼽았다. 불편사항으로는 함박마을 내 부족한 주차공간(31명)과 녹지공간(21명) 등을 지목했다.


고려인이 함께 모여 사는 게 좋지만, 정주환경에는 만족스럽지 않다는 이들의 생각을 확인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함박마을에 계속 거주할 생각이 없다는 고려인들이 절반 이상(64명)을 차지했다.


고려인 정주환경에 불만족 드러내
원주민 "의사소통 어렵다" 최다
"화합·통합, 정책 적극 추진해야"


원주민들은 함박마을에서 고려인과 함께 살면서 '의사소통이 어렵다'는 점(41명)을 가장 힘들어했다. 중앙아시아 등 다른 문화권에서 온 고려인들이 '국내 정서와 다른 기초질서 관념을 가지고 있다'는 점(30명)을 꼽는 원주민들도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고려인과 원주민들은 서로를 함박마을에서 함께 어울려 살아가야 하는 공동체라고 여기고 있었다. 이를 위해 양측의 교류가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는 점도 확인됐다.

고려인들은 함박마을에서 생활할 때 '언어, 역사 등을 서로 배우고 이해하기'(40명)가 제일 필요하다고 했다. '음식 등 문화체험 교류'(26명)라는 응답도 많았다. 원주민들은 함박마을에서 고려인과 협력할 수 있는 방안으로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 활성화'(21명)나 '고려인과 함께하는 교육·문화활동'(17명)이 중요하다고 봤다.

이번 연구를 이끈 박미숙 글로벌교육복지연구원 원장은 "함박마을은 이미 한국인과 고려인이 더불어 살아갈 수밖에 없는 곳이 됐다"며 "지자체가 이들의 화합과 통합을 위한 정책을 적극 추진해 함박마을이 다른 지역에 영향을 주는 성공적 표본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