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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출판

미디어&아트 총서

제목
미디어&아트05 – 소멸의 미학
작성일
2021.07.12
작성자
CMS관리자
게시글 내용

폴 비릴리오 저 / 김경온 역

연세대학교출판부 / 2004. 8

<우리가 보는 세계를 다른 눈으로 보도록 권하면서 기술문명의 미래를 위해 소멸을 사유할 것을 제안하는 책>

『소멸의 미학 Esthétique de la disparition』은 빛의 속도를 꿈꾸는 과학기술문명이 우리의 일상을 지배한 이 시대에 우리 눈에 보이는 세계, 그 움직임/운동, 속도, 그리고 시간에 대해 성찰하는 작은 수상록이다. “우리가 보는 세계는 흘러가고 있다”는 경구로 시작되는 이 책은 ‘흘러가고 있는 현실’ ‘소멸되어가고 있는 현실’ ‘사라져 가는 현실’에 대해 사유한 기록이다.

물리학적으로 시간을 설명하면, 시간은 빛에너지의 순환이고, 눈에 보이는 세계는 빛이 우주 공간에서 지구까지 광속도로 달려와 만들어놓은 현실 효과에 지나지 않는다. 또 속도가 빨라질수록 우리의 지각 촉수는 점점 무뎌지기만 한다. 따라서 가시계에서 우리 눈에 들어오는 모든 것, 그것들의 지속 수명은 빛의 강도와 속도의 변덕에 달려 있을 뿐이다. 그래서 우리가 보는 세계, 그 시간과 공간은 움직이며 변하는 덧없는 환영들, 순간적인 투명체들의 연속일 뿐이리라. 이 책에서는 피크노렙시(기억부재증, 자주 일어나는 신경발작, 중단, 사고, 시스템 장애 등의 의미)라는 용어를 주 모티프로 삼아 그에 대한 독창적인 은유를 사진, 영화, 여성, 어린이, 군사문화, 정치 등의 분야에 난무하듯 펼치고 있어 비릴리오 특유의 영상적 글쓰기의 매력을 맛볼 수 있다. 이 책은 이미 삶과 현실에 대해 우리가 가졌던 기준들을 바꾸어놓고 우리 현실의 모든 분야를 바꾸어가는 현대 과학의 주요 명제들에 대한 존재론적 사유를 자극한다.

<기술매체 문명에 대한 선험적인 통찰력으로 빛나는 폴 비릴리오의 역작>

 저자 폴 비릴리오는 “우리 시대의 가장 독창적인 사상가”로 불리며 정치 이론가, 영화비평가, 문화이론가, 도시 계획 전문가, 군사역사가 등 다양한 이력을 가지고 있는 철학자다. 그는 국내에도 소개된 『속도와 정치』라는 저서에서 이미 ‘속도’를 비판이론의 핵심 주제로 부각시켜 현대의 정치는 ‘시간의 정치’라고 정의내리고 권력은 속도의 문제이기도 하다고 말한 바 있다. 사실 저자가 창안한 생소한 개념들은 상당한 시간이 흐른 요즘에 들어서야 주목 받기 시작했다. 그의 저서들은 정치, 영화, 예술, 물리학, 군사학, 건축, 철학, 문화 일반의 다양한 분야를 한데 어울러 다루면서 독자적인 용어와 논리를 종횡무진 펼치고 있어서 그 독서의 여행길은 결코 평탄치 않다. 그러나 비릴리오 텍스트는 모든 전문 분야가 긴밀히 연결되어 엄청난 양의 정보를 서로 공유하며 영향을 주고받는 현대의 다매체 정보사회에서 그 논리와 독창성의 중요도가 점점 크게 부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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