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과대학에 오신 여러분 환영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강타한 지난 2년 동안 문과대학 외솔관과 위당관을 활보하며 반갑게 인사하던 대학생들을 볼 수 없었던 상황은 저뿐만 아니라 많은 우리 대학 식구들에게 아쉬움으로 남아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교육과 배움, 연구와 사회 공헌에 애쓰신 문과대 교수님들과 학생들, 그리고 우리를 지원하시고 도움을 주시는 직원 선생님, 동문과 학부모님을 비롯한 많은 고마운 분들께 따뜻한 인사를 전합니다.
우리가 사는 오늘날의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과학 기술의 발전과 지식, 정보의 축적은 경이롭기까지 합니다. 인간의 수명은 수십만 년 동안 지구에 살아온 우리 조상보다 평균 두 배 이상으로 늘었고, 지구 반대편에 있는 친구와도 얼굴을 보며 이야기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과학 기술의 발전은 인간의 건강과 수명을 비롯해 우리가 사는 환경들을 변화시켰습니다. 한편으로는, 놀라운 과학 기술과 그것이 낳은 물질적, 경제적 가치에 압도되어 정작 그것을 만들고 사용하는 인간이 객(客)으로 전락하기도 합니다. 인간의 언어와 생각, 역사와 문화 등 온통 인간에게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문과대학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술을 만들어 사용하는 주체도 인간이고 세상을 변화시키거나 변화된 세상에 적응해야 하는 주체 역시 인간임을 생각할 때, 인문학적 지식과 가치는 다른 학문들의 토대가 되고, 안내자가 되고, 때로는 친구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1919년 8명의 첫 문과 졸업생을 배출한 이래, 우리 문과대학은 일제 강점기와 해방, 산업화, 정보화 시대를 거치는 지난 100년 동안 진리 탐구와 사회 공헌에 선도적인 역할을 하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학과 인문학의 요람으로 자리매김하였습니다. 진리 탐구와 창의적 도전으로 이어져 온 연세의 ‘문과다움’은 연세의 ‘진리와 자유’의 정신을 대표한다고 자부합니다.
이제 우리는 연세의 ‘문과다움’을 되새기면서, 지속 발전 가능한 ‘문과’의 모습을 함께 고민하고 힘을 모아야 할 때라 생각합니다. ‘문과’의 지평을 넓히고, 변화를 선도하고, 공동체에 이바지하며, 미래를 이끌어나갈 인재들을 양성하는 일이야말로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자랑스럽고 감사한 과제입니다. 이러한 과제를 ‘착하고 충성된 종’으로 잘 감당할 때, 기독교 정신으로 세워진 우리 연세의 ‘문과다움’은 더욱 빛을 발하리라 확신합니다.
우리 연세 문과를 통해, “문송합니다(문과라서 죄송합니다)”라는 말이 사라지고 “문맙습니다(문과라서 고맙습니다)”라는 말이 회자되는 날을 기대해 봅니다. 학생들이 자긍심으로 공부하고, 교수님들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문과대학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